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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 사랑이 식었을 때

by 이야기해커 2022. 4. 23.

 

사랑이 식었을 때

요리 공부를 위해서 일본에 유학 온 연정인(임수정)이 밥을 먹던 도중에 갑작스럽게 지진이 발생합니다. 갑작스러운 지진을 겪는 연정인은 공포에 사로잡혀 식당을 뛰쳐나갑니다. 밖에서는 일본에 내진설계 공부를 위해온 이두현(이선균)이 지진에 아랑곳하지 않고 흔들리는 건물들을 촬영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둘은 우연히 또는 운명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지진에 불안해하는 연정인의 귀여운 모습에 이두현은 호감을 가집니다. 그리고 지진을 핑계로 그녀와 만남을 가지고 그렇게 둘은 사랑에 빠집니다. 

 

그렇게 불같은 사랑을 하던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고 세월은 어느새 7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사랑스럽던 아내는 어느새 불평과 독설을 입에 달고 살며 설렘이란 감정은 느낄 수 없는 털털함을 가진 아내가 되었습니다. 그런 아내의 모습에 질려서 그는 이혼을 꿈꾸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두현의 회사에서 강원도 동해로의 출장 건이 들어왔고 두현은 자진해서 출장을 가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성사된 출장에 두현은 정말 기뻐합니다. 하지만 동해의 숙소에 도착한 두현은 망연자실합니다. 거기에는 자신의 아내인 정인이 먼저 도착해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바로 옆집에서 수많은 여자들이 한 남자에게 매달리고 있는 광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두현의 머릿속에서 엄청난 계획이 번뜩입니다.

 

옆집 남자 장성기(류승룡)가 전설의 카사노바인 것을 알게 된 두현은 그에게 자신의 와이프 정인을 유혹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자신은 사랑을 모르는 남자라며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그녀가 고통받을 거라 말합니다. 하지만 이미 이혼을 결심한 두현은 어떤 것이든 해줄 기세였습니다. 그의 기세 때문이었을까요? 장성기는 그녀의 동선을 알아야 한다며 그녀에게 직업을 하나 얻어주라는 말과 함께 제안을 승낙합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모든 것을 알려줄 때

영화 중간에 장성기(류승룡)가 연정인(임수정)의 철벽에 자존심이 상하고 본격적으로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서 이두현(이선균)에게 그녀의 정보를 요구합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 무서워하는 것 등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모든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기분은 굉장히 오묘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여기서도 처음에 그녀와 이혼하고 싶을 때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에게 정보를 알려줬지만 이런 정보를 알려줄 때마다 그리고 그녀가 점점 다른 사람에 의해 바뀌는 것을 느낄 때마다 그녀와의 추억과 기억에 두현은 스스로 불쾌함을 느끼는 듯했습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영화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차태현이 자신이 좋아하지만 그녀를 위해서 그녀의 소개팅남에게 해줬던 말들 하나하나 겪어보지 못하면 알지 못하는 것들을 담담히 풀어냈을 때 자신의 속은 무너지지만 그렇지 않은 척했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여기서의 두현도 마찬가지 아녔을까요? 처음에야 그녀와의 이혼의 갈망이 너무 커서 생각 없이 전달했지만 점점 그녀와의 기억과 추억 그리고 아직도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을 깨달으면서 자신이 전달했던 것들이 얼마나 슬픈 일이었는지 깨달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대화가 필요해

영화에서 연정인(임수정)은 정말 많은 말들을 쏟아냅니다. 하지만 두현과 정인이 실질적으로 이야기하는 주제나 말은 굉장히 피상적입니다. 마치 진심은 묻어두고 사소한 것들 그리고 부정적인 것들을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서로의 마음을 알 수가 없어집니다. 영화 속에서 정인이 라디오 게스트로 활약하면서 했던 대사가 있습니다. "살다 보면 말이 없어져요. 한 사람과 더 오래될수록 더 그렇죠! 서로를 다 안다고 생각하니깐 굳이 할 말이 없어지는 거예요. 근데 거기서부터 오해가 생겨요. 사람 속은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말을 시키세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을 시키는 것도 방법이 필요한 듯합니다. 서로가 원하고 좋아하고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피곤하고 어려운 말들은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러니 대화를 할 때는 내 마음을 조금은 솔직하게 오픈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내가 부정적인 말을 하는 것은 '내가 지금 많이 힘들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조금 아프다.'라고요. 소설 속에서 나오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말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오해할 수 있다는 것도 맞는 말입니다. 그러니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때때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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