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해야 하는 이유
구청에서 포모녀(포기를 모르는 여자)라 불리는 옥분(나문희)은 매일같이 구청에 민원을 접수합니다. 아주 사소한 불법 행위도 용납할 수 없는 기세로 매일같이 민원을 제출해 구청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그녀는 명진 구청에서는 '도깨비 할머니'로 통합니다. 종횡무진 구청을 휘젓던 옥분은 어느 날 명진 구청으로 발령받은 원칙주의 9급 공무원인 민재(아재훈)와 마주치게 됩니다. 명진 구청에서는 시장 재개발을 위해 옥분은 미원을 미뤄두고 있었지만 끊임없이 들어오는 옥분의 민원이 상당한 부담이었습니다. 명진 구청으로 발령받은 민재는 옥분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하여 재개발 중지 명령을 내린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이에 건설회사 쪽에서 구청에 소송을 제기하여 재판에서 구청이 지는 방향으로 가져가는 방법을 사용하려 합니다. 즉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옥분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기만전술을 제시하고 구청은 이를 받아들입니다.
한편 옥분은 늦은 나이에 영어 공부를 시작합니다. 영어학원에 다녔지만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학원에서 쫓겨납니다. 그렇게 쫓겨나던 옥분은 우연찮게도 민재가 엄청난 영어 실력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다음날부터 구청에 찾아가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민재는 이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영어단어 테스트에 통과하면 가르쳐주겠다고 하면서 매우 어려운 영어단어를 옥분에게 시험으로 내줍니다. 옥분은 간발의 차이로 테스트 통과에 실패하고 옥분은 겸허히 이를 받아들입니다.
그러고 나서 집으로 가던 길에 민재는 자신의 동생 영재(성유빈)가 음침한 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걱정되어 뒤를 쫓아갑니다. 거기서 영재가 옥분의 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 것을 봅니다.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니 우연히 시장에서 발휘된 옥분의 오지랖 때문에 영재에게 가끔씩 집밥을 해주었던 것입니다. 이를 알고 옥분에게 감사함을 느낀 민재는 옥분에게 일주일에 3회씩 영어를 가르쳐주기로 합니다.
그렇게 옥분을 가르치던 민재는 옥분이 왜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지 궁금해합니다. 그 이유가 어릴 적에 헤어진 동생이 LA에서 살아가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옥분은 동생과 통화를 하기 위해서 영어를 배우려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민재는 옥분이 모르게 옥분의 동생에게 전화통화를 해봅니다. 옥분과는 다르게 옥분의 동생은 그녀와 통화하는 것을 원치 않았고 통화도 만나는 것도 하기 싫으니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며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이를 알면 옥분이 상처받을 거라 생각해 민재는 7급 공무원 준비를 핑계로 영어수업을 피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청을 찾던 옥분은 재계발 중지명령이 실은 자신의 민원 회피를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에 화가 난 옥분은 소송 때 쓰라고 준 증거자료를 다시 가져오라고 민재에게 소리칩니다. 민재는 확인해 보지만 직원의 실수로 증거자료를 폐기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화가 난 옥분과 억울한 민재는 크게 다투게 됩니다.
그 후 친구 정심이 치매 증상이 갑자기 심해져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옥분은 병원으로 정심을 찾아갑니다. 원래 정심은 위안부 사건의 증인으로서 미국 청문회에 증인으로 설 예정이었지만 치매가 악화되면서 증인 출석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찾아가 이를 알게 된 옥분은 숨겨왔었던 위안부 피해자임을 드러내며 자신이 대신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알립니다. 이는 뉴스를 통해서 옥분의 과거와 함께 세상에 드러나게 되고 이를 본 시장과 구청 직원들은 충격을 받습니다. 민재 역시 옥분을 찾아가 사죄하고 옥분의 위안부 이야기를 듣고 그녀를 돕기 위해 다시 영어를 가르쳐줍니다.
옥분이 위안부 피해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문회가 미뤄집니다. 이에 구청 사람들과 민재는 발 벗고 나서서 그녀의 위안부 피해자 신고를 도와줍니다. 겨우겨우 청문회는 재개되고 그곳에서 민재의 도움을 받아 옥분은 연설을 시작합니다.
위안부 할머니의 삶
마지막에 드러난 위안부 피해자라는 말은 그녀의 모든 행동을 다시 보게 합니다. 긴팔밖에 못 입던 것, 사람과의 접촉에 크게 놀라는 것, 조건 없이 영재에게 밥을 차려주었던 것, 주변 사람들에게 날을 세우는 것 등 그들이 겪은 끔찍한 과거를 생각하면 그녀의 행동들이 이해 갑니다.
우리는 그들의 피와 눈물 속에서 성장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의 삶과 행동을 전부 이해할 순 없지만 그들이 겪은 아픔과 눈물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삶을 잊지 말고 그들의 삶을 지켜줄 의무가 있습니다.
댓글